draft 삼류소설

장독대

마당이 있는 집에 가면 언제나 한 귀퉁이에 항아리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신주단지, 항아리를 모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땅콩강정과 깨강정을 만들어 작은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 두신 어머니. 어머니는 견과류를 무척 좋아 하셨습니다. 그래서 나와 동생은 어느 항아리에 담겨 있는 것을 알고 있어도 언제나 어머니의 눈치를 봐야 했었죠. 우리 형제가 싸우지 않고 서로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어머니는 늘 직접 뚜껑을 열고 조금씩 주셨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도 어머니는 손수 강정을 만드셨지만, 몇년전 부터는 그만 두셨습니다. 단음식을 줄여야 한다는 의사의 말도 있었지만, 힘이 부치신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동생과 함께 장독대에서, 신주단지 보다 더 빛이 나는 어머니의 항아리옆에서 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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