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소설 연재

사내들의 저녁 식사 -2

“일국 제약이라고 들어 봤어?”
재석과 나는 다른 테이블로 옮겼다. 다른 동기들은 술이 정도를 넘어섰는지 우리가 다른 테이블로 옮긴 것을 모르는 듯했다.
“나는 어제 처음 들었는데, 뭔가 관련이 있어 보였거든.”
15년 전, 지금의 회사는 다른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동기들이 만든, 사적인 모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처음과는 다르게 인터넷 벤처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지금은 IT 분야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대기업 반열에 올라 있다. 이토록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는 정치적으로 적대 관계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인데, 쉽게 말해서 절대 권력에 항상 순종했다고 하면 되겠다.
그런 회사가 나는 좋았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낭만주의적 혁명을 기획해 봐야 금세 배반당하는 세상 아닌가. 그냥 꼬박꼬박 챙겨 주는 임금이나 받아먹고사는 것이 당시 내 인생 최고 목표, 그래서 5년 전 회사에 지원했다.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하여 운 좋게 정직원이 되어 아직까지 기생하며 잘 살고 있다.
“본 적 있어 일국 제약.”
“뭐?” 재석이 놀란다. “그렇게 알려진 회사가 아닌데, 설마 철호와 만났었어?”
내가? 그럴 리가, 나는 오늘 오후에 철호가 어디로 끌려갔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럼 내가 어떻게 일국 제약을 알고 있는가. 그 이야기를 하자면, 나의 인턴 시절을 더듬어 보아야 한다.
5년 전, 나는 보안 2팀에서 인턴 교육을 받고 있었다. 당시 인턴 교육은 6개월, 그러나 나는 그 사건 이후 바로 정직원 발령을 받는 행운을 얻는다. 인턴 교육 두 달만에 얻은 특혜. 덕분에 다른 동기들의 시샘과 따돌림(?)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정전사고, 그날의 시작은 놀랍게도 일어날 수 없는 일로 시작되었다. 정전. 어떠한 극한 상황에도 작동하는 자체 전원 공급 시스템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20초가 넘는 시간 동안 사내 전산시스템이 완전히 죽었던 사건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자체적으로 비밀 수사를 했다. 보안팀, 정보팀 그리고 감사팀이 함께 움직이면서 모든 경우의 상황을 여러 번 시뮬레이션하였다. 그런데, 당시에는 의심할 만한 그 어떤 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외부 해킹 흔적도 없었고, 인터넷 일반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문제없이 계속되었으니, 사건은 조용히 종료를 했다. 그러나 정전 사고 이후 내 개인 계정의 보안 레벨이 최고로 조정되었다가 다시 인턴 레벨로 돌아온 흔적이 나중에 발견되어 나는 곤란한 상황을 맞이 하게 되었다.


소설은 전적으로 허구, 간혹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인물이나 단체, 인터넷 사이트의 이름이 등장 하지만, 모두 지어낸 것입니다.
어떤 개인이나 단체, 국가 등을 비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소설은 그저 재미를 위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About beatsory

글 못 쓰는 작가 지망생, 그림 못 그리는 만화 지망생, 색칠 못 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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