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소설 연재

사내들의 저녁 식사 – 3

“혹시, 일국 제약이라고 들어 봤나요?”
“아뇨, 처음 들어 보는데요?”
감사팀은 나를 불러 조사하였다. 일주일 동안 매일 불려 다녔다.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지만, 그들은 나에게 질문을 하고, 나는 답을 했다. 같은 질문의 반복은 나의 실수를 유도 하기 위한 술책으로 느껴질 정도로 지루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들의 의심은 나를 불안하게 하였다. 아무래도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무렵, 회사는 고문과 같은 질의와 심의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회사에 고 명씨 대학 선배들 많죠? 특별히 자주 만나는 선배 있나요?”
글쎄요. 직접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선배는 없었다. 그저 오가면서 인사하는 정도.
“감사팀에서는 인턴사원 고명씨가 회사에 어떠한 불미스러운 행위도 없었던 것으로 결론 지었습니다. 물론, 의심의 여지는 있지만, 본인이 직접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고, 다른 외부의 도움이나 해킹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니, 관련 없음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문제가 되었던 보안 레벨의 상향 조정 이후 다시 원래의 보안 레벨로 돌아온 문제는 회사 측의 기술적 문제, 그러니까 회사의 실수입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에서는 노력할 것을 약속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사과의 말과 함께 나는 바로 정직원 발령을 받았다.
정전이 일어난 그 시각, 나는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호텔에 있었다. 매년 계절마다 치르던 행사인 고객들과의 일대일 대화 이벤트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곳 현장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내가 직접 사내 전산시스템에 접속할 수는 없었다. 한마디로 불.가.능.
혹여 회사 내에서 슈퍼 레벨 계정을 갖고 있는, 예를 들자면 대표 이사급 계정 소유자가, 나에게 권한을 잠시 동안 부여해주고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았다면 모를까. 감사팀에서도 결론을 냈지만, 나와는 무관한 일이 되었다. 외부 침투 흔적도 전혀 없었으니, 순전히 회사 내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회사 책임이다. 덕분에 나는 인턴 교육 이 개월 만에 정직원으로 발령받는 이례적인 주인공이 되었다. 대가 치고는 제법 달달했지만, 다른 직원들이나 동기 인턴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받았다. 그래서였는지 한 참 동안을 아주 작은 벌레가 내 몸 어딘가에서 꿈틀거리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한다. 긁어도 긁어도 시원하지 않았다. 감시. 관리. 사찰, 어디서? 결국 회사는 나를 회사에 묶어 두고 지켜보기 위해 정직원으로 채용한 것이 분명했다.
“5년 전 정전 사고 기억나? 나 그 날 이후 바로 정직원 발령받았잖아.”
“물론 기억나지, 그때는 우리 모두 네가 어느 이사 조카라고, 그런데 사실은 다른 동기였잖아. 회사에서 너 감시하려고 정직원 발령 낸 거라고 그랬잖아.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그때 감사팀에서 계속 물어본 것 중에 하나가 ‘일국제약’ 이었어.”


소설은 전적으로 허구, 간혹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인물이나 단체, 인터넷 사이트의 이름이 등장 하지만, 모두 지어낸 것입니다.
어떤 개인이나 단체, 국가 등을 비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소설은 그저 재미를 위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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